부가티가 하이퍼카 투르비용의 실내를 공개했다. 그리고 오늘날 '디지털 퍼스트' 흐름과 선을 긋듯, 화면을 아예 없앴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거대한 디스플레이와 터치 패널을 경쟁적으로 싣는 사이, 프랑스 브랜드는 수십 년을 견딜 완전 아날로그 환경에 베팅한다. 요란한 픽셀 대신 오래 가는 존재감에 방점이 찍힌 선택으로 읽힌다.

인테리어 총괄 이그나시오 마르티네스의 설명에 따르면, 과제는 시간이 지나도 낡아 보이지 않고 브랜드의 DNA를 보존하는 '탈디지털'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부가티는 고객들이 차를 오래 소유하는 경향이 있어, 몇 년 만에 촌스러워지는 실내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 결정은 현실적이다.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는 빠르게 시대를 타지만, 정교한 기계 장치는 세월을 품고도 품격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실내를 마주하면 말보다 완성도로 설득하는 타입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부가티 투르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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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비용의 계기판은 완전히 기계식이다. 모든 부품은 스위스 워치메이킹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됐고, 20세기 초 감성을 담아 디자인됐다. 트림에는 특별 제작한 직물을 사용했고, 부가티는 이 접근을 '카 쿠튀르'라고 부른다. 복고적 기조이지만, 에어백과 안전벨트 배치 등 최신 안전 기준은 모두 반영됐다.

부가티 투르비용은 시론의 뒤를 잇는 모델로, 총 250대 한정 생산되며 공식 공개 이전에 이미 전량 매진됐다. 기본 가격은 세금과 개인 맞춤 사양을 제외하고 410만 달러로 책정됐다. 이 하이퍼카는 자연흡기 8.3리터 V16 엔진과 세 개의 전기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출력 1,800마력을 낸다. 0→97km/h 가속은 1.9초. 2026년 스포츠카 중에서도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춘 모델로 꼽힐 만한 스펙이다. 수치만 놓고 봐도, 아날로그 콕핏이 주는 드라마와 맞물려 설득력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