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는 픽업이라고 하면 안 된다. 호주에서는 유트라고 부른다.” 샤오폑의 부회장 겸 사장 브라이언 구는 멜바른에서 이 한마디로, 중국 브랜드가 한 번도 만들어본 적 없는 차종에 대한 이야기를 꾺냈다. 픽업트럭이다.
이 형식은 중국에 낯설다. 현지에서는 거의 팔리지 않고, 구 사장 스스로도 그 점을 인정했다. 반면 호주는 이 형식으로 굴러가고,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중동의 일부 국가도 마찬가지다. “이 형식을 개발할지 말지 검토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지금은 검토 단계일 뿐이다. 차체 구조도, 플랫폼도, 파워트레인도 결정된 것이 없다. 픽업은 완전한 전기차가 될 수도 있고, 샤오폑이 이미 라인업 전반으로 넓혀 가는 직렬형 하이브리드 쿤폑 EREV를 얹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난관은 파워트레인이 아니다. 샤오폑의 대형 크로스오버는 전부 모노코크 차체 위에 서 있다. 전장 5265mm의 거대한 GX조차 그렇고, 이 차는 도요타 랜드크루저보다 길다. 반면 픽업에는 래더프레임이 필요하다. 적재, 견인, 험로 때문이다. 결국 샤시를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야 한다. “샤시도 요구 조건도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개발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구 사장은 덤붙였다.
가장 뻔한 지름길은 이미 막혀 있다. 폭스바겐은 샤오폑의 주주이고, 독일 쪽에는 완성된 아마록 프레임이 있다. 문제는 그 프레임이 포드 레인저에서 물려받은 것이며 폭스바겐과 포드의 상용차 협약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중국 측에 넘어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판돈은 크다. 2026년 상반기 호주 신차 판매에서 픽업은 16.6%를 차지했다. 1년 전에는 19.2%였다. 세그먼트는 줄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가장 큰 축에 속한다.
그리고 상대를 지목한 것은 샤오폑 자신이다. 이 회사는 테슬라를 핵심 경쟁자로 공공연히 꾽는다. 사이버트럭은 이미 2019년에 공개됐고 래더프레임은 아예 없다. 테슬라가 외골격 구조를 택했기 때문이다. 샤오폑은 그 실험을 되풀이할지, 아니면 레인저와 하이럭스처럼 정직한 프레임을 만들지 결정해야 한다.
참고로 사이버트럭은 신뢰성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34점을 받는 데 그치였다.